슈바르체스마켄 12화 리뷰 : 팝콘 먹으려고 봤는데 명작 2016년 완결





  혁명이 성공한 뒤 애니메이션으로는 깔끔한 마무리를 빚어낸 슈바르체스마켄 12화입니다. 새로운 총수가 된 베아트리스를 적으로 두고 슈바르체스마켄 대원들은 아이리스디나를 구하고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마지막 전투를 치루게 됩니다. 베오울프 부대와 만만치 않은 전투를 벌인데다 베아트리스의 공격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나빠졌지만 혁명파가 방송국을 점령하고 카티아가 대중들에게 TV 연설을 하게 되면서 동독 국민들은 동요하여 들고 일어서게 됐죠. 그 사이 베아트리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실비아와 발터까지 죽고 난 뒤 아네트가 아이리스디나를 구하기 위해 그녀가 있는 수용소로 향했지만 한 발 앞서 하인즈가 나서서 아이리스디나를 빼내오게 됩니다. 하인즈는 이제 슈타지가 아닌 미국의 수하가 되어 자신과 협력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지만 아이리스디나는 당연히 거부했고 둘 사이에는 총격전이 벌어지게 됐죠.
 홀로 베아트리스와 싸우게 된 테오도어는 격전 끝에 베아트리스를 물리쳤지만 혁명이 성공하자마자 동독의 방어선이 무너지고 BETA가 몰려와 국민 모두가 피신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음을 알게 됩니다. 거기에 하인즈가 총을 맞고 죽었지만 동시에 아이리스디나도 치명상을 입은 것을 보게 되죠. 아이리스디나는 마지막 요청으로 테오도어와 함께 평화로운 베를린의 거리를 보다 죽었고 테오도어는 뒤늦게서야 자신이 아이리스디나를 좋아했었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3개월 뒤 동독 국민들은 서쪽으로 피신하는 데 성공했고 카티아는 정부의 주요 인사가 되어 국민들을 돕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테오도어는 남은 BETA와 싸우다 카티아에게 무사히 돌아와 앞으로도 그녀를 지키기로 다짐하죠.




 이로서 슈바르체스마켄까지 끝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안불안해서 팝콘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마지막까지 본 결과 그런 우려와는 다르게 상당한 수작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화가 어수선한 것이 제일 아쉬운 부분이지만 스토리가 그 부분을 제대로 커버하고 있으니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물론 소녀황야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먼저 12화를 살펴보면 최종보스로 등장하게 된 베아트리스의 사상이 특이했습죠. 왜 슈타지에 남아서 총수가 되었냐는 질문에 자신은 인류를 지키고 BETA와 싸우기 위해 동독을 하나로 모아 오직 군사를 위한 국가로만 만든다는 대답이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하다고 느꼈는데요. 골때리는 이유는 이게 이제까지의 스토리 내내 아이리스디나 외 혁명파의 행동과 극과 극으로 대립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죠. 카티아의 말대로 여전히 동독이 슈타지의 손에 있는 한 동독에서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 여자는 그것을 인류를 위한 희생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이제껏 슈바르체스마켄들이 해왔던 일과는 딴판이란 겁니다. 결국 베아트리스의 말대로 군사 국가가 생긴다면 BETA에게든 슈타지 자체에게든 국민들은 죽어나가는 격이니 혁명 이전의 동독과 다를 바가 없는데다 더 심해지겠죠.
 이러니저러니해서 슈바르체스마켄 중대원이었던 실비아와 발터의 희생을 발판으로 테오도어가 베아트리스를 죽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국가 내의 소모적인 싸움으로 인해 정작 BETA와의 싸움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동독은 국토를 잃어버리게 되었죠. 만약 이 싸움에서 베아트리스가 이겼다고 해도 동독이란 국가가 살아남기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 뻔합니다. 아마 베아트리스가 이런 죽음을 맞게 된 것은 아이리스디나의 오빠인 '유르겐 베른하르트'의 영향이 큰 것 같은데, 베아트리스의 성격으로 볼 때는 아마 이 사람을 죽어라 얀데레처럼 쫓아다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엔드카드에서도 유르겐으로 추정되는 사람 옆에서 차 마시고 있는 것을 보면... 히익!


 한편 베아트리스뿐만 아니라 슈타지가 얼마나 허무한 집단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게 하인즈의 행동이었죠. 슈타지가 망할 것을 예측하고 있었던 하인즈는 이제 동독의 손도 아닌 서방 국가인 미국의 하수인이 되어 아이리스디나와 교섭하려 했습니다. 반전의 반전이라 이제 어이없을 수준이지만 간에 붙었다 쓸개 붙었다 하는 게 상당히 마음에 안 들긴 했죠. 재밌는 건 실제 역사로도 슈타지가 망한 뒤에 일부 소속된 인물들은 진짜로 타국의 비밀기관에 들어가 활동하게 되었다네요. 아마 CIA까지 언급되는 것으로 보면 하인즈도 딱 이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슈타지였던 하인즈와 달리 혁명파였던 아이리스디나의 입장은 여전히 못을 박고 있었던 게 상당한 차이였습죠. 그 결과가 비로소 혁명의 성공이 되었으니까요.
 마지막 12화만큼은 카티아가 아닌 아이리스디나의 턴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굉장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특히나 죽기는 했습니다만 테오도어의 고백을 보건대 슈바르체스마켄은 카티아가 아닌 아이리스디나가 진히로인이었단 느낌이 강하더군요. 후반부 내내 슈타지로 인해 갇혀있는 상태였지만 그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동독이 카티아로 인해 일어서질 못 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오빠를 죽인 죄책감을 가지고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애쓰다 결국 진정한 영웅이 된 것이죠. 애니메이션에서는 안 나옵니다만 혁명 이후 동독군 임시전술부대 이름에 '베른하르트'가 들어가게 되면서 국민들 또한 아이리스디나의 공을 인정했죠.




 다른 이야기를 더 하기 전에 슈바르체스마켄 애니메이션의 전체적인 총평을 해볼까 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정말로 팝콘을 찾아야 하는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불안불안했던 애니메이션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마브러브 시리즈 외전으로 나왔는데 이전에 나온 마브러브 시리즈 애니메이션인 '마브러브 얼터너티브 토탈 이클립스'라는 작품이 우익 요소가 담겨 있어서 슈바르체스마켄 또한 그러한 작품이 아닐까 염려되었던 것이죠. 비록 독일이 배경이긴 하나 언제 우익을 또 묻힐지 몰라 마지막까지 주의깊게 시청을 했습니다만 다행히도 그런 장면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초반에는 마브러브 시리즈도 아무렇지 않게 우익 요소를 집어넣었다고 합니다만 점차 해외 팬들이 생겨나면서 그런 요소들이 줄어들고 있다네요. 특히 이 슈바르체스마켄은 그런 우익과는 전혀 상관 없는, 어찌보면 정반대의 주제를 내포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슈바르체스마켄은 1983년의 동독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역사로도 통일되기 7년 전이라 분단된 상태 그대로였습니다만 여기에 마브러브 시리즈에서 항상 등장하는 BETA가 나타나면서 동독은 슈타지를 통한 감시 체제가 강화되었죠. 그로 인해 나온 것이 12화 내내 나온 참상들로 BETA에게 당한 사람들을 제외하면 거의 대다수가 이 슈타지로 인해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66중대는 그 중에서 슈타지의 집중 감시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는 부대원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결국 이들이 혁명파에 가담하면서 슈타지 체제를 무너뜨리고 동독 또한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테오도어의 인생도 참으로 기구한데요. 어린 시절 고아원에서 자라 양자가 되어 양가족에게 사랑받나 했더니만 슈타지에게 끌려가 고문당하고 666중대에 들어가게 되었죠. 부대 내 대원들을 아무도 믿지 못하다가 아이리스디나로 인해 조금 앞날이 펴지나 했더니 슈타지로 추정되는 여동생 리즈가 나타나 또 다시 위험에 빠졌죠. 결국 리즈가 슈타지라는 게 밝혀져 한바탕 싸움이 벌여졌고 그 놈의 슈타지로 인해 여동생까지 죽이게 된 불쌍한 인물입니다. 살펴보면 슈타지에게 가장 고통받은 인물은 다른 사람도 아닌 주인공 테오도어였죠. 그의 입장에서는 슈타지 자체가 본인 인생을 무너뜨려버린 최악의 기관이었던 겁니다.
 그 외에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손으로 오빠를 죽인 아이리스디나, 슈타지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카티아, 슈타지에게 감시를 당하면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목격해야 했던 666중대 전원이 모두 슈타지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피해가 너무나 지나쳐 혁명파 내에서도 슈타지에 관련만 됐다 하면 사살시키는 사람들까지 등장했으니 국가 내분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군사 국가가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유이자 결론적으로 국가를 위해 희생을 요구하는 군국주의적 행위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게임 이야기지만 폴아웃에서 항상 등장하는 명대사는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동독이 이렇게 된 이유는 1차적으로는 지구로 들어온 BETA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 이후 2차적으로 사람들에 각자에 의해 일어난 문제라는 겁니다. 슈바르체스마켄 애니메이션에서는 BETA가 아닌 인간들의 내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원작 소설도 그러하겠지만 BETA와의 싸움을 주로 다룬 것으로 보이는 마브러브 시리즈를 생각해보면 슈바르체스마켄은 이례적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덕분에 BETA는 지들끼리 팝콘이나 뜯어먹었다는 소리가...
 이 작품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건 아마 제가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겠죠. 저기 북쪽의 북한이 있는 것처럼 통일된 독일과는 다르게 아직까지 한반도는 통일되지 못한 상황이니까요. 현실이 더 악랄하다고 북한에서는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이 알려지지 않은 채 묻히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BETA는 없지만 사람은 있으니까요.




 12화 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찾으라면 결말 부분이 원작과 다른 오리지널 전개로 바뀌었다는 점이겠네요. 애니메이션 마지막에는 테오도어가 카티아를 지키기 위해 BETA를 물리치고 직접 카티아에게 돌아오는 것으로 훈훈한 결말로 끝납니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그런 거 없고 BETA로 인해 동독이 갈려나가고 10만 BETA의 공격 앞에서 테오도어가 카티아에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사라진 뒤 다시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하죠. 이전까지도 내용이 자꾸 생략되었던지라 설마 결말 부분까지 바꿔놓았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3개월 뒤 분위기가 너무나도 훈훈한 것이 문제랄까요. 분명 동독 입장에서는 자기 영토를 잃었고 베를린 장벽까지 무너진데다 서독군이 뒤늦게 나타난 것도 동료의 유대라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동독을 통해 BETA가 서독까지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말이죠. 혁명이 성공하고 카티아가 동독의 높으신 분이 되는 건 성공했습니다만 그 외엔 끝까지 그대로 암울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마브러브 팬덤이 이 작품을 주목한 이유는 주인공인 테오도어 에벨바흐가 이전에 애니화된 '마브러브 얼터너티브 토탈 이클립스'에서 나온 어떤 인물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애니메이션의 결말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싹 지우게 만들 정도라 어안이 벙벙하게 했습니다. 팬덤의 의견으로 봤을 때는 테오도어와 그 인물이 연관될 가능성이 아주아주 높다는데 아직까지 아쥬 사가 그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긴 하지만 결말이 마브러브 시리즈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큰 걸림돌입니다. 왜 12화를 보신 분들이 다음에 마브러브 시리즈 애니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인지를 눈치챌 수 있었죠.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그래도 소재 면에서 상당히 훌륭한 작품입니다. 마브러브 시리즈를 다시 보게 됐고 어쩌면 나중에 마브러브 시리즈의 외전이 애니화가 된다면 또 리뷰할지도 모르겠군요.











슈바르체스마켄 12화 리뷰를 끝으로 1분기 애니메이션의 모든 리뷰를 마칩니다. 2분기와 3분기 신작 애니메이션들은 모두 할 게 정해져 있는 상태라 나머지 애니메이션들은 보고 판단해야겠네요. 일단 확실히 리뷰를 할 것들은 나중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슈바르체스마켄 리뷰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덧글

  • 파블로프 2016/03/31 00:29 # 삭제 답글

    현재 위르겐을 주인공으로 아이리스, 베아트릭스와의 11년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인 척영의 베른하르트가 연재중이죠.

    베아트릭스가 얀데레로 위르겐을 쫒아다닌건 아니고, 오히려 위르겐쪽이 여동생 아이리스의 수영부 라이벌이라는 베아트릭스에 관심을 보이더니
    결국 대시를 통해 츤츤대던 그녀와 사귀게 되었습니다.
    서로 진심으로 사랑했던걸로 보아 후일 베아트릭스가 점점 흑화하고 아이리스와 척지게 된건 아마 위르겐이 아이리스에게 총맞은 사건이 계기일걸로 추정되죠.
  • 파블로프 2016/03/31 00:55 # 삭제 답글

    아 그리고 테오도어가 과연 그 사람일까에 대해선...아쥬사가 며칠 전 올해 이벤트에서 스즈켄을 통해 그 사람 맞다고 밝혔답니다(-_-).
    슈발체스마켄과 TE의 시간차가 무려 18년이기에 그 사이에 외전 몇개 더 끼워넣어도 상관없는지라, 사실상 테오가 그 사람으로 흑화하는 과정을 그리기엔 별 무리 없을 듯.
  • 연꽃소라 2016/03/31 08:04 #

    이거 확실해졌네요. 다행히 베아트리스가 얀데레처럼 안 쫓아다닌 건가... 아무튼 아이리스디나도 그렇고 베아트리스도 시대의 희생자라고 봐도 되겠군요.

    근데 이렇게 되면 애니메이션의 결말은 실제 원작과의 연결과 더더욱 멀어진 것이 되었군요...
  • 빌헤르미나 2016/04/13 05:28 # 삭제 답글

    본편보다 애니에서 미래의 테오도르 흑화의 떡밥이 제대로 던져졌다고 생각되는데요 베아트리스와의 전투 끝부분에
    베아트리스가 죽기전 마지막에 한말들..
    그게 미래의 마스터의 행적과 일치하잖아요.
  • 연꽃소라 2016/04/13 18:43 #

    스포일러 아닌가요... 마브러브 토탈 이클립스 쪽은 거의 모르는 이야기인지라... 맞는 말일 수도 있긴 한데 카티아가 옆에 있으니까 카티아가 죽지 않는 이상 흑화를 안 하지 않을까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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